가을바람이 제법 차가워진 어느 오후, 고양 트레이더스에 갔다가 우연히 들어간 ‘주막보리밥집’은 오래된 시골집의 정겨움을 그대로 품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고소한 보리밥 냄새와 된장의 구수한 향이 뒤섞여 코끝을 간질였다. 바닥에는 따뜻한 온돌이 은근하게 올라오고, 나무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은 부드럽게 테이블 위를 비췄다. 그 순간 ‘아, 이제 정말 가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다가 ‘털레기 수제비’라는 이름에 눈이 갔다. 이름부터 묘하게 사람 마음을 끄는 음식이었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털레기’는 예전 농촌에서 밀가루를 물에 대충 털어 넣어 만든 수제비를 말한다고 했다. 투박하지만 정이 묻어나는 이름이었다.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따뜻한 국물이 간절해 망설임 없이 털레기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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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1. 6. 2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