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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 볼까? 말까?

집지키는 월천마녀 2026. 2. 24. 15:53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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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과 사는 남자

     

    지난 주말 신랑, 아이들과 함께 "왕과 사는 남자" 를 봤어요. 딸아이가 보고 싶다 하고, 왠일로 실화를 바탕에 둔 역사 영화라면서 신랑도 흔쾌히 따라나섰네요

    "왕과 사는 남자"는 조선의 6대 임금이었던 단종과 그의 마지막을 지켰던 엄흥도의 이야기를 다룬 사극입니다. 영화는 현재 500만을 넘었다고 하는데, 26년도 첫 천만 영화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1. 기본 정보

    • 개봉: 2026년 2월 4일
    • 장르: 사극 / 휴먼 드라마
    • 러닝타임: 122분
    • 배경: 조선 단종 유배 시기, 강원도 청령포

    2. 출연진

    • 유해진 – 엄흥도 (청령포 촌장)
    • 박지훈 – 이홍위(단종)
    • 유지태 – 한명회
    • 전미도 – 매화

    실존 인물인 **단종**과 권력자 **한명회**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기록에 길게 남지 않은 ‘유배지에서의 시간’을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주요 배경은 강원 영월의 청령포.

     

    3. 줄거리

    영화는 차가운 강바람이 부는 청령포의 설경으로 시작합니다. 어린 왕 이홍위는 더 이상 왕이 아닙니다. 왕좌에서 밀려난 소년은 두려움과 자존심을 동시에 안은 채 유배지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그를 맞이하는 사람, 촌장 엄흥도. 처음 두 사람의 관계는 어색하기만 합니다. 엄흥도는 왕을 ‘모셔야 할 존재’가 아니라 ‘마을에 떨어진 위험한 짐’으로 봅니다. 마을은 먹고살기 바쁘고, 괜히 역모에 연루될까 두렵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분위기는 달라집니다.

    소년 왕은 점점 인간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밥을 잘 먹지 못하고,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왕이었던 기억과 버려진 현실 사이에서 흔들립니다. 박지훈의 연기는 이 지점을 굉장히 섬세하게 표현했습다. 특히 아무 말 없이 강을 바라보는 장면은 대사가 없어도 감정이 전해지는듯 했습니다. 

    엄흥도는 그런 소년을 점점 외면하지 못하고, “전하가 아니라, 그냥 아이로 살면 안 되겠습니까.” 라는 말도 합니다.

    영화에서는 유해진 특유의 생활 연기가 빛이 납니다.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도 있지만, 이 영화의 유해진은 웃기기보다 따뜻한 모습이 보입니다. 투박한 말투 속에 진심이 묻어나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중반부, 한명회가 등장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집니다. 유지태가 연기한 한명회는 노골적으로 악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냉정하고 계산적인 인물로 표현됩나다. 그는 단종을 제거해야 하는 존재로 바라보고, 권력은 감정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줍니다.

    전미도가 연기한 매화는 조용하지만 중요한 역할입니다. 단종의 옆을 지키며, 그가 ‘왕’이 아니라 ‘사람’으로 존재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입니다.

     

    4. 결말

    후반부, 조정의 압박이 심해집니다. 단종의 존재 자체가 위협이 되는 상황. 마을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엄흥도 역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마지막 장면은 크게 소리치지 않습니다. 비극을 과장하지도 않습니다.

    영화는 단종의 운명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기보다, 그가 인간으로서 잠시 숨 쉬었던 시간을 보여주며 마무리합니다.역사는 비극으로 기록하지만, 영화는 그 안의 ‘온기’를 기억하게 만들었습니다.

     

    5. 관람평 

    ✔️ 역사보다 사람에 집중한 사극
    전투 장면이나 정치적 사건보다 인물 감정에 집중한 영화라서 더 먹먹했습니다.

    ✔️ 유해진의 진심 어린 연기
    과장 없는 대사 톤, 눈빛 하나로 감정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의 눈물 맺힌 표정은 오래 남습니다.

    ✔️ 박지훈의 재발견
    소년 왕의 불안과 자존심, 그리고 점차 단단해지는 내면을 자연스럽게 표현했습니다.

    ✔️ 잔잔하지만 깊은 여운
    화려한 음악 대신 자연음과 침묵이 많아서 감정이 더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왕과 사는 남자"는 단종이 유배 이후 어떤 삶을 보냈는지에 초첨을 다룬 영화이어서인지, 그동안 단종이 등장하는 작품은 수양대군과 계유정난을 주도한 한명회라는 인물이 중심이 되어 이끄는 작품들이었는데, 장항준 감독의 영화에서는 수양대군은 아예 등장하지도 않고 계유정난이나 사육신 같은 굵직한 사건들도 초반부에 잠깜 비춰주거나 언급하는것에 그쳐서 아이들과 보기에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가슴이 이상하게 따뜻했습니다. 비극적인 역사인데도, 이상하게 희망이 남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왕을 다룬 작품이지만, 사실은 “사람은 어떤 자리에서도 사람일 수 있는가”를 묻는 이야기인것 같습니다. 바람 소리, 강물 흐르는 장면, 그리고 엄흥도의 마지막 시선이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였습니다.

    펑펑 눈물이 터지는 영화라기보다, 조용히 스며드는 영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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